JLPT 교재 추천, 급수별로 돈 덜 버리고 고르는 방법

수업하다 보면 JLPT 교재를 세 권, 네 권씩 사 놓고도 실제로는 앞부분만 까맣게 칠한 학생이 많습니다. 솔직히 책이 부족해서 떨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은 책을 너무 많이 벌려서 떨어집니다. JLPT는 범위가 넓어 보이지만, 합격선은 전 과목 만점이 아니라 과락을 피하면서 총점을 넘기는 시험입니다. 그래서 교재도 ‘많이 사는 사람’보다 ‘버릴 책을 빨리 버리는 사람’이 유리합니다.
JLPT 교재는 3종류만 잡으면 됩니다
먼저 기준부터 잡아야 합니다. JLPT 교재 추천을 찾다 보면 단어장, 문법책, 독해책, 청해책, 모의고사, 한자책까지 계속 늘어납니다. 그런데 직장인이나 대학생이 하루 1~2시간 공부한다면 이 구성은 유지가 안 됩니다.
제가 권하는 기본 조합은 단순합니다. 첫째, 종합서 1권. 둘째, 단어장 1권. 셋째, 실전 모의고사 1권입니다. 여기에 약한 과목만 보충서를 붙입니다. 처음부터 문법책 따로, 독해책 따로, 청해책 따로 사면 책상은 든든해지는데 회독은 느려집니다.
- N5~N4: 종합서 1권과 단어장 1권이면 충분합니다.
- N3: 종합서 1권, 단어장 1권, 모의고사 1권이 적당합니다.
- N2~N1: 단어장, 문법서, 독해·청해 실전서, 모의고사를 나눠 잡는 편이 낫습니다.
일본어능력시험 공식 자료를 보면 N1·N2는 언어지식과 독해가 한 시험 시간 안에 묶이고, 청해가 따로 나옵니다. N3~N5는 언어지식, 문법·독해, 청해가 분리됩니다. 이 구조 때문에 상위 급수로 갈수록 독해 속도와 청해 집중력이 점수 차이를 크게 만듭니다. 단어만 외워서는 N2부터 점수가 잘 안 오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초보자는 ‘한권으로 끝내기’류가 손해가 적습니다
N5, N4, N3를 처음 준비한다면 다락원 계열의 ‘한권으로 끝내기’ 스타일 종합서가 무난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초보자는 아직 자기 약점을 정확히 모릅니다. 이 단계에서 문법책 따로, 독해책 따로 사면 공부 순서를 스스로 설계해야 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종합서는 단어, 문법, 독해, 청해가 한 흐름으로 묶여 있습니다. 강의장에서 보면 N4 준비생은 ‘문법은 아는데 문제를 못 푼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은 문법을 안다기보다 예문을 외운 겁니다. 종합서로 문제까지 같이 밀어야 시험형 문장에 적응합니다.
다만 종합서 하나만 붙들고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N3부터는 단어량이 부족하면 독해가 막히고, 독해가 막히면 시간 배분이 무너집니다. 그래서 N3는 종합서에 단어장을 한 권 붙이는 게 낫습니다. 단어장은 예문이 짧고 음성이 있는 책을 고르십시오. 단어 뜻만 줄줄 있는 책은 처음에는 빨라 보이지만, 실제 시험 문장에서는 회수가 안 됩니다.
N2부터는 ‘문법 암기’보다 독해 시간을 줄이는 책을 고르십시오
N2 준비생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문법책만 오래 보는 겁니다. 물론 문법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N2에서 점수를 가르는 건 문법 지식 하나가 아니라 긴 지문을 끝까지 읽고 선택지를 처리하는 속도입니다. 수업에서 모의고사를 보면 문법 파트보다 독해 마지막 지문을 못 보고 찍는 학생이 더 많습니다.
N2 교재는 시나공 JLPT, 해커스 JLPT, 다락원 한권으로 끝내기 중 본인에게 맞는 종합서를 하나 고르면 됩니다. 이미 기본기가 있다면 종합서보다 실전 독해와 청해 문제집을 먼저 붙이는 게 효율적입니다. 특히 3개월 이내 준비라면 문법 설명이 긴 책보다 문제 수가 많고 해설이 바로 이해되는 책이 낫습니다.
- 문법이 약한 사람: 문형별 예문이 많은 교재를 고릅니다.
- 독해가 느린 사람: 지문 길이별 훈련이 있는 교재를 고릅니다.
- 청해가 약한 사람: 음성 속도와 스크립트 확인이 쉬운 교재를 고릅니다.
- 시험이 4주 이하 남은 사람: 모의고사와 오답 회독에 시간을 몰아야 합니다.
근데 여기서 욕심내면 망합니다. N2 문법서를 두 권 사는 것보다 한 권을 세 번 보는 게 낫습니다. 특히 비슷한 뜻의 문형 비교, 접속 형태, 문장 끝 뉘앙스는 반복에서 잡힙니다. 새 책을 펼칠 때마다 처음 30쪽만 깨끗하게 공부하는 패턴이면 책을 바꾸는 게 아니라 공부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N1 교재는 해설 수준을 보고 사야 합니다
N1은 추천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N1 수험생은 이미 기본 문법은 압니다. 문제는 애매한 선택지 두 개를 남겼을 때 왜 하나가 틀렸는지 설명할 수 있느냐입니다. 그래서 N1 교재는 문제 수보다 해설의 밀도가 중요합니다.
N1은 일본어 원서형 문제집을 쓰는 수험생도 많습니다. 신완전마스터 계열은 문법, 독해, 청해를 깊게 파기에 좋고, TRY 계열은 문법을 문장 흐름 속에서 잡는 데 괜찮습니다. 국내 교재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N1은 한국어 설명이 친절한 책만 보면 실제 일본어 문장 밀도에 덜 부딪힐 수 있습니다.
공식 문제집은 반드시 한 번은 풀어야 합니다. 양은 많지 않아도 출제 감각을 확인하는 기준점입니다. 시험 직전에는 새로운 고난도 문제집보다 공식 문제와 실전 모의고사 오답을 다시 보는 편이 점수 방어에 유리합니다. N1은 어려운 문제를 맞히는 시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맞힐 수 있는 문제를 놓치지 않는 시험에 가깝습니다.
급수별로 이렇게 사면 과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N5·N4
종합서 1권이면 됩니다. 단어장이 따로 필요하다면 얇은 책으로 충분합니다. 이 급수에서 두꺼운 한자책까지 사는 건 대부분 과합니다. 히라가나, 가타카나, 기본 조사, 기초 동사 활용을 틀리면 뒤 교재를 사도 효과가 없습니다.
N3
종합서 1권에 단어장 1권을 붙이십시오. N3는 초급에서 중급으로 넘어가는 급수라 문법보다 어휘 부족 때문에 독해가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40~60개를 새로 외우기보다, 25개를 외우고 예문까지 보는 방식이 오래 갑니다.
N2
종합서 1권, 단어장 1권, 모의고사 1권이 기본입니다. 시간이 부족하면 문법 보충서보다 독해 문제집을 우선하십시오. N2는 시험장에서 시간이 모자라면 아는 문제도 틀립니다. 독해는 실력이 아니라 처리 속도까지 포함한 과목입니다.
N1
문법, 독해, 청해를 분리해서 사는 편이 낫습니다. 단어장은 예문과 유의어 비교가 있는 책을 고르십시오. N1 단어는 뜻 하나만 외워서는 선택지에서 흔들립니다. 시험까지 2개월 이하라면 새 문법서를 추가하지 말고 모의고사 오답과 청해 스크립트 복습 비중을 올리는 게 낫습니다.
책보다 먼저 버릴 공부를 정해야 합니다
JLPT 교재 추천에서 가장 현실적인 기준은 ‘내가 끝낼 수 있느냐’입니다. 좋은 책이어도 600쪽짜리를 3주 남기고 사면 장식품이 됩니다. 반대로 평범한 책이라도 두 번, 세 번 회독하면 점수는 움직입니다.
제가 수험생에게 자주 시키는 방식은 간단합니다. 시험일까지 남은 주 수를 적고, 책 목차를 주 단위로 나눕니다. 그때 마지막 2주는 무조건 모의고사와 오답에 비워 둡니다. 이 계산을 했을 때 끝낼 수 없는 책은 사지 않는 게 맞습니다.
JLPT는 교재 수집 시험이 아닙니다. N3까지는 넓게 잡지 말고 기본서를 끝내는 사람이 유리하고, N2부터는 독해와 청해에서 시간을 줄이는 사람이 붙습니다. 책을 고를 때도 이 기준 하나만 잡으면 됩니다. 지금 내 점수를 가장 빨리 막고 있는 과목이 무엇인지, 그 과목을 실제 시험 형식으로 훈련시켜 주는 책인지. 그 기준에 안 맞는 책은 유명해도 뒤로 미루는 게 맞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