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1급 80점 넘기려면 이렇게 공부하는 방법

얼마 전 상담한 수강생이 한국사 1급을 준비한다면서 조선 왕 이름표부터 외우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그 방식으로도 붙는 사람은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직장인, 공시 준비생, 가산점 때문에 급하게 필요한 사람은 그렇게 넓게 가면 손해가 큽니다. 한국사 1급은 심화 시험에서 80점 이상을 받아야 나오는 등급입니다. 50문항 중 대략 40문항 이상을 맞혀야 안정권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100점을 노리는 공부가 아니라, 틀릴 문제를 10개 안쪽으로 묶는 공부입니다.
한국사 1급은 기본기가 아니라 점수 관리 시험입니다
국사편찬위원회 기준으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는 50문항, 5지선다형, 시험 시간 80분입니다. 심화에서 80점 이상이면 1급, 70점 이상 80점 미만이면 2급, 60점 이상 70점 미만이면 3급입니다. 응시 자격 제한은 없습니다. 한국사에 관심 있는 사람, 취업 준비생, 공무원 준비생, 승진이나 자격 요건이 필요한 사람 모두 응시할 수 있습니다.
2026년 기준 심화 시험은 제77회 2월 7일, 제78회 5월 23일, 제79회 8월 9일, 제80회 10월 17일, 제81회 11월 28일에 시행됩니다. 9월 초 기준으로 남은 회차는 10월 17일과 11월 28일입니다. 제80회 원서접수는 9월 15일 10시부터 9월 22일 17시까지, 제81회는 11월 3일 10시부터 11월 10일 17시까지입니다. 접수는 자리 싸움이 생길 수 있으니 공부 계획보다 먼저 잡아야 합니다.
2025년에 시행된 제76회 심화 시험 결과를 보면 응시자 61,119명 중 인증 인원은 30,110명, 전체 인증률은 49.26%였습니다. 그중 1급은 10,558명으로 17.27%입니다. 이 숫자를 보면 감이 옵니다. 심화 시험을 본 사람 둘 중 하나는 3급 이상을 받지만, 1급은 여섯 명 중 한 명 정도입니다. 그러니 1급은 ‘한국사를 좋아하면 되는 시험’이 아니라 ‘실수와 낯선 선지를 줄이는 시험’에 가깝습니다.
처음부터 전 범위를 똑같이 보면 떨어질 확률이 올라갑니다
제가 강의할 때 가장 많이 줄이는 부분이 선사와 고대의 세부 암기입니다. 물론 안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출제 비중과 오답 위험을 같이 보면, 초반부터 고인돌 형식, 여러 나라 풍습, 왕별 업적을 과하게 파고드는 건 효율이 낮습니다. 1급을 목표로 한다면 시대 흐름을 먼저 잡고, 자주 나오는 장면만 압축해서 가져가야 합니다.
반대로 조선 후기, 개항기, 일제강점기, 현대사는 시간을 더 써야 합니다. 특히 근현대사는 사건 순서, 단체, 인물, 조약, 운동이 서로 엮여 나옵니다. 여기서 한 문제를 틀리는 이유는 모르는 게 아니라 비슷한 선지를 구분하지 못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갑신정변, 동학농민운동, 갑오개혁, 독립협회는 따로 외우면 다 아는 것 같지만, 연표 위에 올려놓지 않으면 시험장에서 흔들립니다.
시간 배분은 이렇게 잡는 게 현실적입니다
- 선사·고대: 전체 공부 시간의 15% 정도. 왕 이름 전체 암기보다 대표 유물, 국가별 특징, 삼국 발전 순서를 먼저 잡습니다.
- 고려: 15% 정도. 왕건, 광종, 성종, 무신정권, 원 간섭기, 공민왕 개혁은 반복 출제 포인트입니다.
- 조선 전기·후기: 25% 정도. 통치 체제, 붕당, 세도 정치, 실학, 농민 봉기 흐름을 연결해야 합니다.
- 근대·일제강점기: 30% 정도. 조약 순서, 개혁안, 의병, 애국계몽, 무장 독립운동, 임시정부 변화를 따로 떼지 말고 묶어야 합니다.
- 현대사·문화사: 15% 정도. 헌법 개정, 정부별 사건, 불교·유교·건축·불상·탑은 기출 선지 중심으로 처리합니다.
이 비율은 절대 법칙은 아닙니다. 다만 단기간 합격생을 보면 고대 세부 암기에 오래 묶인 사람보다 근현대 흐름을 빨리 세운 사람이 점수가 빨리 올라갑니다. 한국사 1급은 깊이보다 구분력이 먼저입니다.
기출은 많이 푸는 게 아니라 틀린 이유를 남겨야 합니다
많은 수험생이 기출 10회 풀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점수는 그대로인 경우가 꽤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채점하고 해설 읽고 넘어가면 공부한 느낌만 남습니다. 1급을 만들려면 틀린 문제를 세 종류로 나눠야 합니다.
- 개념 미흡: 사건 자체를 몰라서 틀린 문제입니다. 이건 기본서나 필기노트로 돌아가야 합니다.
- 시대 착각: 아는 사건인데 앞뒤 순서를 헷갈린 문제입니다. 연표에 표시해야 합니다.
- 선지 구분 실패: 2개까지 줄였는데 틀린 문제입니다. 이게 1급을 가르는 구간입니다.
특히 선지 구분 실패 문제는 오답노트에 길게 쓰면 안 됩니다. ‘독립협회는 만민공동회, 헌의 6조’, ‘신민회는 비밀결사, 대성학교, 오산학교’, ‘의열단은 조선혁명선언’처럼 한 줄로 남기는 게 낫습니다. 시험 전날 다시 볼 수 없는 오답노트는 이미 실패한 자료입니다.
기출은 최근 회차부터 8회분이면 충분합니다. 시간이 더 있으면 12회분까지 늘리면 됩니다. 하지만 20회분을 풀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보다, 8회분을 세 번 보는 쪽이 한국사 1급에는 더 효율적입니다. 첫 회독은 실력 확인, 두 번째는 선지 암기, 세 번째는 시간 압박 훈련입니다.
3주 준비라면 버릴 것부터 정해야 합니다
3주 안에 한국사 1급을 노린다면 모든 내용을 예쁘게 완성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첫 7일은 전체 흐름을 끝까지 한 번 밀어야 합니다. 여기서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어도 멈추면 손해입니다. 한국사는 앞뒤가 연결돼야 뒤에서 앞이 이해되는 과목입니다.
8일차부터 14일차까지는 기출 중심으로 갑니다. 하루 1회분을 풀고, 틀린 문제만 다시 보는 게 아니라 맞힌 문제의 낯선 선지도 체크해야 합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정답 하나만 아는 시험이 아닙니다. 오답 선지가 다음 회차의 정답 근거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 7일은 새 자료를 줄여야 합니다. 문화사 사진 자료, 근현대 연표, 헌법 개정, 독립운동 단체만 반복합니다. 이때 새로운 강의를 추가로 듣는 건 보통 비효율입니다. 강의가 나쁜 게 아니라, 시험 직전에는 입력보다 회수가 더 중요합니다. 내가 이미 본 내용을 빠르게 꺼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시험장에서는 80분을 다 쓰는 방식이 맞습니다
심화 50문항을 80분 동안 풀면 문항당 1분 36초 정도입니다. 실제로는 쉬운 문제를 40초 안에 넘기고, 헷갈리는 문제에 시간을 써야 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풀려고 하면 뒤쪽 근현대와 현대사에서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 1회독: 확실한 문제만 빠르게 풀고 표시합니다.
- 2회독: 두 개 선지 사이에서 고민한 문제를 처리합니다.
- 마지막 5분: 마킹, 누락, 시대 착각 표시 문제만 확인합니다.
수험표, 신분증, 컴퓨터용 수성사인펜, 수정테이프는 전날 가방에 넣어야 합니다. 이런 준비물 실수는 실력과 상관없이 점수를 날립니다. 시험은 오전 10시부터 진행되지만, 현장 이동과 입실 시간을 감안하면 전날 밤에 동선을 봐두는 게 좋습니다.
1급이 필요한 사람과 2급이면 되는 사람은 공부법이 다릅니다
공공기관, 임용, 군무원, 일부 기업, 승진 요건처럼 활용처마다 요구 등급이 다릅니다. 무조건 한국사 1급을 목표로 잡는 게 답은 아닙니다. 필요한 곳이 2급이면 70점 이상 전략으로 가도 됩니다. 다만 경쟁 상황에서 1급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거나, 여러 활용처를 동시에 노린다면 처음부터 80점 기준으로 준비하는 게 낫습니다.
제가 수강생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사 1급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시험에 나오는 방식으로 아는 사람이 가져갑니다. 책상 위 자료를 줄이고, 기출 선지를 반복하고, 근현대 순서를 고정하면 점수는 생각보다 빨리 움직입니다. 괜히 범위를 넓혀서 불안만 키우지 말고, 80점을 넘기는 데 필요한 것만 남기는 쪽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