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평가사 합격률을 보고 공부 시간 배분하는 방법

강의실에서 손해평가사 수험생을 만나면 1차 합격률부터 묻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공부 계획을 바꾸게 만드는 숫자는 2차 합격률입니다. 1차를 넉넉히 통과하고도 2차 답안지 앞에서 멈추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두 시험을 같은 방식으로 준비하면 시간을 잘못 쓰기 쉽습니다.
손해평가사 합격률은 1차와 2차를 따로 봐야 합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합격자 공고에 따르면 2024년 1차는 1만 4,037명이 응시해 9,343명이 합격했습니다. 합격률은 약 66.6%입니다. 2025년 1차는 1만 4,101명 중 1만 563명이 합격해 74.91%였습니다. 객관식 1차만 보면 준비할 만한 시험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2차 수치는 전혀 다릅니다. 2023년에는 9,977명 중 1,390명이 합격해 13.93%, 2024년에는 9,584명 중 566명이 합격해 5.90%였습니다. 2025년에는 9,477명 중 467명, 4.92%까지 내려갔습니다. 이 비율은 각 연도 2차 응시자를 분모로 계산한 값입니다. 1차 응시자 전체 중 최종 합격한 비율이나 ‘1차 합격자 중 통과한 비율’로 읽으면 안 됩니다.
한 해의 낮은 수치만 보고 다음 시험도 똑같이 어려울 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2023년과 2025년의 2차 합격률 차이는 약 9%포인트입니다. 다만 최근 두 회차가 연속으로 6% 아래였다는 사실은 계획에 반영해야 합니다. 1차 합격 발표를 보고서야 2차 책을 처음 펴는 일정은 빡빡합니다.
1차는 과락을 막고 2차에 시간을 남겨야 합니다
1차 과목은 상법 보험편, 농어업재해보험법령, 농학개론 중 재배학 및 원예작물학입니다. 객관식이고, 과목마다 40점 이상이면서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합니다. 세 과목을 모두 80점대로 끌어올릴 이유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두 과목에서 각각 70점을 받더라도 나머지 한 과목이 39점이면 불합격입니다. 먼저 과락 위험을 없애는 편이 점수 효율이 좋습니다.
2024년 1차 공고의 과목별 평균은 상법 보험편 68.84점, 농어업재해보험법령 67.46점, 농학개론 58.68점이었습니다. 농학개론의 과락률도 10.70%로 세 과목 중 가장 높았습니다. 그래서 비전공자에게는 농학개론을 ‘나중에 암기할 과목’으로 미루지 말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기출문제로 작물 생육과 재배 조건의 빈틈을 확인하고, 상법과 법령은 반복해서 틀리는 조문에 시간을 쓰는 식이 낫습니다.
제 수업에서는 1차 기출에서 과락 없이 평균 65점 안팎이 안정적으로 나오면, 남는 시간을 고득점 경쟁에 더 넣기보다 2차로 옮기도록 권합니다. 65점은 공식 합격선이 아니라 연습할 때의 여유 목표입니다. 법령과 손해평가 요령은 개정될 수 있으니 응시 연도 자료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2차는 읽은 분량보다 써낸 답안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2차는 농작물·가축재해보험의 이론과 실무, 그리고 손해평가의 이론과 실무 두 과목을 주관식으로 치릅니다. 합격 기준은 1차와 같이 과목별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입니다. 한 과목에 자신이 있어도 다른 과목이 40점에 못 미치면 끝입니다. 그래서 자주 나오는 계산 유형만 몰아서 공부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최신 이론서에서 보험 대상, 피해 조사, 손해액 산정의 흐름을 잡고 곧바로 기출 답안을 직접 써야 합니다. 예컨대 과수 피해 계산 문제를 풀었다면 숫자만 맞혔는지 보지 말고, 어떤 조건을 적용했는지와 산식·단위를 시간 안에 적었는지 확인합니다. 해설을 읽을 때는 익숙한 문제도 빈 답안지에서 다시 풀면 손이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 시간을 열 시간 확보했다면 처음부터 일정 시간을 2차 답안 작성에 고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1차 점수가 불안정할 때는 그 비중을 조절하되, 2차 연습을 1차 합격 뒤로 전부 미루지는 마세요. 모의 답안을 채점할 때는 ‘몰랐다’와 ‘알았지만 못 썼다’를 구분해야 합니다. 전자는 해당 내용을 다시 공부하고, 후자는 제한 시간을 두고 재작성하는 쪽이 맞습니다.
응시 자격과 발표 시점도 계획에 넣어야 합니다
2026년 시행계획상 1차 응시에는 학력이나 경력 제한이 없습니다. 2차는 1차 합격자 또는 1차 면제자만 응시할 수 있습니다. 전 회차 1차 합격자는 다음 회에 한해 1차를 면제받습니다. 손해사정사 자격이나 일정한 손해평가·손해사정 경력으로 면제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요건과 제출 서류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보험회사에서 일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시험은 1차가 5월 9일, 2차가 8월 29일에 시행됐고, 2차 합격자 발표 예정일은 11월 18일입니다. 따라서 현재 공부 계획에 사용할 수 있는 최근 완료 회차의 2차 합격률은 2025년 수치입니다. 올해 합격률을 예상치처럼 적어 둔 자료는 걸러 읽는 게 좋습니다.
손해평가사 합격률이 말해 주는 건 공부량을 무작정 늘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1차에서는 과락을 막을 만큼 확보하고, 남은 시간을 2차에서 실제로 답안을 써내는 연습에 써야 합니다. 같은 한 시간을 들이더라도 지금 풀 수 없는 문제를 찾아내는 쪽이 책장을 한 번 더 넘기는 것보다 값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