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토익 점수 목표를 정하는 방법

승무원을 준비하는 수강생에게 목표 점수를 물으면 800점부터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지원하려는 항공사 공고를 펼쳐 보면 먼저 확인할 숫자는 따로 있습니다. 강의할 때도 저는 목표 점수를 정하기 전에 지원 가능한 기준부터 표시하게 합니다. 800점까지 올리는 데 몇 달을 쓸지 결정하는 건 그다음입니다.
항공사마다 지원 가능한 점수가 다릅니다
2026년 대한항공 신입 인턴 객실승무원 공고의 어학 요건은 토익 550점 이상, 토익스피킹 IM 이상, 오픽 IM 이상 중 하나였습니다. 같은 해 제주항공 신입 객실승무원 공고는 토익 600점 이상, 토익스피킹 IM1 이상, 오픽 IM1 이상 중 하나를 요구했습니다. 둘 다 세 시험을 전부 준비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인정되는 성적 하나로 어학 요건을 채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대한항공만 생각하는 사람에게 550점은 지원 가능한 기준이지만, 제주항공까지 지원할 사람에게는 부족합니다. 두 곳을 함께 노린다면 확인한 공고 기준으로 토익 600점이 첫 목표입니다. 다만 이 숫자를 ‘승무원 합격 점수’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공고에 적힌 최소 요건과 실제 선발 결과는 다른 이야기이고, 항공사가 점수 구간별 합격률을 공개하지 않는 한 700점이나 800점의 합격 확률을 숫자로 말할 근거도 없습니다.
지원 시점에는 새 공고를 다시 읽어야 합니다. 같은 항공사라도 모집 시기마다 인정 시험, 점수, 성적 취득일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검색해서 본 예전 공고의 숫자를 현재 지원 자격으로 옮겨 적는 실수가 의외로 많습니다.
점수보다 먼저 성적 인정 기간을 보세요
한국토익위원회가 안내하는 토익 성적 유효기간은 시험일로부터 2년입니다. 그런데 항공사 공고는 그 안에서도 별도의 응시일 기준을 둘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2026년 10월 모집 공고에는 2024년 12월 1일 이후 응시한 국내시험 성적을 인정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550점을 넘겼더라도 그보다 앞서 본 시험이라면 해당 공고의 어학 요건을 채우지 못합니다.
제주항공의 2026년 3월 공고는 2024년 3월 19일 이후 취득한 국내 성적을 인정했고, 특별시험은 제외했습니다. 유학 경험이 있거나 해외에 머문 적이 있어도 공인 어학성적 제출이 필수라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점수만 적어 놓고 시험 날짜와 시험 종류를 확인하지 않으면 접수 단계에서 계획이 틀어집니다.
제가 수강생에게 공고를 읽힐 때 표시하게 하는 항목은 네 가지입니다. 최소 점수, 인정되는 다른 시험, 응시일 기준, 성적 발표일입니다. 특히 접수 마감 직전에 토익을 볼 계획이라면 발표일이 마감일보다 늦지 않은지 한국토익위원회 시험 일정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시험을 봤다는 사실만으로 아직 발표되지 않은 점수를 제출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안 됩니다.
현재 점수에 따라 공부를 멈출 지점을 정하세요
400점대라면 먼저 지원 가능한 점수를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목표 항공사가 대한항공이라면 550점, 제주항공까지 포함한다면 600점이 첫 관문입니다. 이 단계에서 고난도 문제집을 여러 권 푸는 것보다 시간 안에 풀 수 있는 기본 문항을 늘리는 편이 목적에 맞습니다. 최근 모의고사 두세 회분에서 듣기와 읽기 중 어느 쪽에서 점수를 더 잃는지 확인하고, 손실이 큰 쪽에 공부 시간을 더 배분하세요.
550~600점대라면 지원처 목록을 먼저 확정해야 합니다. 대한항공 지원 요건을 이미 채운 사람이 막연히 ‘승무원은 800점’이라는 말만 듣고 토익에 매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제주항공에도 지원할 생각인데 570점이라면, 면접 준비만 하다가 어학 기준에서 막힐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부족한 30점을 확보하는 일정부터 잡는 게 맞습니다.
700점 안팎부터는 점수를 더 올리는 데 드는 시간을 냉정하게 계산합니다. 700점과 750점 중 어느 점수가 유리한지 항공사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면, 750점을 필수 목표처럼 취급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음 모의고사에서 50점을 더 올리는 데 주 10시간이 필요한데 영어 답변과 체력 준비가 비어 있다면, 그 10시간의 쓰임을 바꿔야 합니다. 이 판단은 토익 점수가 쓸모없다는 뜻이 아니라 이미 충족한 요건에 시간을 계속 넣을 가치가 있는지 따지는 겁니다.
어학 요건을 채웠다면 면접에서 쓸 영어를 준비하세요
대한항공의 2026년 상반기 객실승무원 전형에는 영어 구술 평가와 수영 평가가 포함됐습니다. 토익 점수가 요건을 넘었다고 해서 영어로 승객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능력까지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읽기 문제를 한 세트 더 푸는 시간과 영어로 안전 안내 상황을 1분간 설명하는 연습 중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쪽을 골라야 합니다.
연습은 길게 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연 운항을 알리고 승객의 질문에 답하기, 몸이 불편한 승객에게 도움을 제안하기처럼 상황 하나를 정해 30초 답변을 녹음합니다. 말이 막힌 부분만 고쳐 다시 말하면 됩니다. 동시에 지원 공고의 시력, 졸업 시기, 해외여행 결격 사유 같은 요건도 확인하세요. 대한항공의 2026년 10월 공고에는 교정시력 1.0 이상과 졸업 시기 조건이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어학 점수를 더 올려도 다른 필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그 모집에는 지원할 수 없습니다.
승무원 토익 점수는 하나의 숫자로 정할 수 없습니다. 저는 수강생이 지원처의 최소 기준을 확보하고 성적 인정 조건까지 확인했다면, 다음 공부 시간을 면접과 직무 준비에 옮기라고 말합니다. 합격을 위해 볼 것을 계속 늘리기보다, 지금은 덜 봐도 되는 것을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