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기사 합격률을 보고 공부 시간을 나누는 방법

강의실에서 건축기사 수험생을 보면 필기 합격 뒤에 공부 속도가 오히려 느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필기에 붙었으니 실기도 비슷하게 하면 되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숫자는 반대로 말합니다. 건축기사 합격률은 필기와 실기를 따로 봐야 공부 시간을 제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건축기사 합격률은 실기에서 차이가 벌어진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개한 종목별 검정현황에 따르면 2025년 건축기사 필기는 2만 2,584명이 응시해 9,429명이 합격했습니다. 합격률은 41.8%입니다. 실기는 1만 8,345명 중 4,957명이 합격해 27.0%였습니다. 2024년은 필기 40.6%, 실기 28.9%였고, 2023년은 필기 37.6%, 실기 31.4%였습니다.
최근 3년만 놓고 보면 필기 합격률은 올라갔지만 실기 합격률은 내려갔습니다. 이 수치만으로 다음 회차의 난이도를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필기를 통과한 뒤 실기 준비를 뒤로 미루는 선택이 위험하다는 판단에는 충분한 근거가 됩니다. 실기 응시자에는 이전 회차에 필기를 통과한 사람도 포함되므로, 같은 해 필기 합격자 수와 실기 응시자 수를 연결해 개인의 최종 합격 확률처럼 계산해서도 안 됩니다.
수업에서 필기 점수가 잘 나오는 사람에게도 실기 답안을 직접 써 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객관식에서 정답을 알아보는 능력과 빈칸에 공정, 재료, 수치, 시공 순서를 적는 능력은 다릅니다. 필기 공부 중 건축시공과 건축구조를 설명 없이 맞히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실기에서 다시 시간을 써야 합니다.
필기는 다섯 과목을 똑같이 공부하지 않는다
현재 건축기사 필기는 건축계획, 건축시공, 건축구조, 건축설비, 건축관계법규 다섯 과목입니다. 과목당 20문항으로 배점은 같습니다. 합격하려면 각 과목 40점 이상에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한 과목에서 40점 아래로 내려가면 다른 과목 점수가 높아도 통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첫 목표는 100점짜리 과목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과락을 없애는 일입니다. 최근 문제를 시간 맞춰 풀어 과목별 점수를 적어 보세요. 건축구조가 35점이고 건축계획이 80점이라면, 계획에서 한두 문제를 더 맞히려고 새 자료를 펴는 것보다 구조의 기본 계산과 자주 틀린 유형을 다시 푸는 편이 급합니다. 20문항 기준으로 40점은 8문항, 60점은 12문항입니다. 구조에서 8문항을 안정적으로 맞힐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제 수업에서는 과목별 합격률이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처럼 말하지 않습니다. 연도별 필기 합격률만으로 어느 과목이 가장 어려웠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시간 배분의 근거는 본인이 푼 문제의 오답 기록이어야 합니다. 계산에서 막히는지, 법규 숫자를 혼동하는지, 설비 용어를 구별하지 못하는지 적으면 다음 주에 볼 범위가 작아집니다.
필기 공부 시간을 줄이는 기준
- 40점 미만 과목은 새 모의고사보다 틀린 기본 유형을 먼저 다시 푼다.
- 40~60점 과목은 반복 출제되는 개념과 계산 순서를 묶어 연습한다.
- 안정적으로 70점 이상 나오는 과목은 유지용 복습만 하고 남는 시간을 약점 과목에 준다.
이 점수 구간은 공식 난이도 구분이 아니라 공부 시간을 나누기 위한 기준입니다. 법규는 시험에 적용되는 기준을 확인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오래된 문제의 숫자를 그대로 외우는 데 시간을 쓰면, 많이 봤는데도 틀리는 상황이 생깁니다.
실기는 읽은 시간보다 써 본 답안으로 판단한다
실기 과목은 건축시공 실무입니다. 3시간 필답형 시험에서 100점 만점 중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2025년 실기 합격률 27.0%를 보고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외우려는 사람이 있는데, 그 방식은 대개 복습할 양만 늘립니다. 먼저 기출문제를 펼쳐 본인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답과 읽으면 이해되는 답을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시공 순서를 묻는 문제라면 정답을 눈으로 확인한 다음 책을 덮고 순서와 이유를 적습니다. 구조 계산은 공식을 외웠는지보다 조건을 읽고 단위와 대입 과정을 끝까지 쓸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정답을 봤을 때 익숙하다는 감각은 점수가 아닙니다. 백지에 못 쓰는 문제는 아직 틀리는 문제로 취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실기 준비 기간이 6주라면 앞의 2주는 빈출 주제의 답안 틀을 만들고, 다음 3주는 시간을 재며 문제를 풀고, 마지막 1주는 반복해서 틀린 답안을 다시 쓰는 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매일 새 문제를 늘리기보다 같은 문제를 며칠 뒤 다시 풀어 재현되는지 확인하세요. 특히 용어 하나로 뜻이 달라지는 답, 계산 단위를 빠뜨리는 답, 공정 순서가 뒤집힌 답을 따로 모으면 복습 범위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필기 합격 직후 실기 문제를 한 번 풀어 보면 시작점도 분명해집니다. 답안지를 거의 비웠다면 강의 진도보다 기본 서술 연습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내용을 아는데 시간이 부족했다면 새 이론을 더 듣기보다 제한 시간 안에 쓰는 연습에 시간을 배정해야 합니다. 같은 27.0%를 보더라도 자신의 빈칸이 어디인지에 따라 할 일이 달라집니다.
응시자격을 확인한 뒤 시험 계획을 세운다
합격률을 따지기 전에 응시자격부터 확인해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관련 학과 졸업 또는 졸업예정, 관련 산업기사 취득 후 필요한 실무경력, 동일·유사 직무분야의 실무경력 등 기사 응시자격에 해당하는 경로가 있습니다. 다만 학과명만 비슷하거나 건설회사에 다녔다는 사실만으로 인정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담당 업무와 경력 기간, 증빙서류까지 맞아야 합니다.
큐넷의 응시자격 자가진단으로 먼저 확인하고, 학력이나 경력 인정이 애매하면 서류 제출 기준도 확인하세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이번 회차 공부 계획보다 자격을 갖출 수 있는 시점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필기 점수를 올려 놓고 서류 단계에서 막히는 일은 피할 수 있습니다.
제가 수험생에게 가장 먼저 묻는 것은 하루에 몇 시간을 공부할 수 있느냐보다 최근에 무엇을 틀렸느냐입니다. 2025년 필기 41.8%, 실기 27.0%라는 숫자는 겁을 주기 위한 자료가 아닙니다. 필기에서는 과락 가능성이 있는 과목을, 실기에서는 백지에 재현하지 못하는 답을 먼저 찾으라는 신호입니다. 볼 범위를 줄이는 판단이 공부 시간을 가장 직접적으로 아껴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