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능검 77회 합격률로 공부 범위 줄이는 방법

강의실에서 77회 성적표를 함께 볼 때도 같은 질문이 나왔습니다. “합격률이 60%를 넘었다는데, 다음 시험도 쉽게 나오겠죠?” 그렇게 읽으면 공부 계획이 틀어집니다. 합격률은 지난 시험의 결과이고, 내가 필요한 점수를 대신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한능검 77회 합격률, 전체와 목표 급수를 나눠 봐야 합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발표한 제77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결과를 보면, 2026년 2월 7일 시험에 11만 1,759명이 응시했고 6만 7,862명이 인증을 받았습니다. 전체 합격률은 60.72%입니다. 접수한 12만 8,640명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가 아니라 실제 응시자를 기준으로 한 수치입니다. 시험을 보지 않은 1만 6,881명은 합격률 계산에 넣지 않습니다.
그런데 심화와 기본을 합쳐 놓은 60.72%만 보면 자신의 목표가 흐려집니다. 심화는 9만 9,835명 중 6만 1,081명이 1~3급을 받아 합격률이 61.18%였습니다. 기본은 1만 1,924명 중 6,781명이 4~6급을 받아 56.87%였습니다. 심화 합격률이 더 높았다고 해서 심화 시험이 기본보다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응시 집단과 요구하는 수준이 다릅니다.
1급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숫자를 더 좁혀 봐야 합니다. 심화 응시자 중 1급을 받은 사람은 2만 8,919명, 비율은 28.97%였습니다. 심화 전체 합격률 61.18%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죠. 3급만 필요하다면 60점이 목표선이지만, 1급이 필요하다면 80점을 넘어야 합니다. 먼저 제출할 기관의 요구 급수를 확인하고 시험 종류를 고르는 게 순서입니다.
합격률이 올랐다고 다음 회차 난도를 단정하면 안 됩니다
직전 76회 심화 합격률은 49.26%였고 77회 심화 합격률은 61.18%였습니다. 차이는 11.92%포인트입니다. 이 숫자만 보고 “77회는 쉬웠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합격률에는 문제 난도뿐 아니라 응시자 구성과 준비 정도도 영향을 줍니다. 특히 76회는 접수 취소가 크게 발생한 회차라 두 결과를 단순 비교해 다음 문제 수준을 예측하기에 조심스럽습니다.
시험지는 심화와 기본 모두 50문항, 100점 만점입니다. 문항마다 1~3점으로 배점이 다르고, 심화는 5지선다형으로 80분, 기본은 4지선다형으로 70분 동안 풉니다. 심화 3급은 60점 이상, 2급은 70점 이상, 1급은 80점 이상입니다. 기본도 같은 점수 구간에 따라 각각 6급, 5급, 4급을 받습니다. 그러니 “대략 몇 문제 맞히면 된다”보다 실제 배점을 적용한 기출 점수로 판단해야 합니다.
제가 수강생에게 권하는 기준은 목표선보다 10점 높은 연습 점수입니다. 예를 들어 심화 1급이 목표면 기출 한 회에서 겨우 80점을 넘긴 상태로 멈추지 않고, 여러 회차에서 90점 안팎이 나오는지 봅니다. 10점은 공식 합격 기준이 아니라 시험장에서의 시간 압박과 실수를 감안해 잡는 개인 연습 기준입니다.
공부 범위는 시대가 아니라 틀리는 방식부터 줄이세요
한능검에는 과목별 합격선이 없습니다. 특정 시대를 통째로 버리면 그 시대의 쉬운 문제까지 함께 잃습니다. 먼저 최근 기출 3회분을 시간을 재고 풀어 보세요. 채점할 때는 틀린 문제만 표시하지 말고 이유를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사건의 순서를 몰랐는지, 사료 속 단서를 못 읽었는지, 선지에 나온 비슷한 제도를 혼동했는지입니다. 이 구분이 있어야 다음 공부 시간이 줄어듭니다.
가령 조선 후기 문제 세 개를 틀렸더라도 원인이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한 문제는 왕의 순서를 몰랐고, 다른 문제는 사료에 적힌 정책 이름을 놓쳤고, 나머지 하나는 정답을 알고도 오답 선지를 지우지 못한 경우입니다. 이때 조선 후기 강의를 처음부터 다시 듣는 데 두 시간을 쓰는 건 비효율적입니다. 왕의 순서와 자주 헷갈리는 정책을 한 장에 적고, 같은 유형의 기출을 다시 푸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맞힌 문제라도 근거 없이 찍었다면 복습 대상입니다. 저는 복습할 문제를 ‘틀린 문제’와 ‘맞혔지만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로 제한합니다. 확실히 맞히는 부분은 반복 강의 목록에서 빼세요. 남는 시간은 사료의 시대를 가르는 단서, 비슷한 사건의 앞뒤 순서, 자주 바뀌는 선지 표현에 쓰는 편이 점수로 이어집니다.
남은 기간에 따라 기출을 쓰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시험까지 4주 정도 남았다면 첫 주에는 기출 3회분으로 현재 점수와 약점을 확인합니다. 둘째 주에는 반복해서 틀린 시대와 개념만 기본서로 메우고, 셋째 주에는 새 회차를 실전 시간에 맞춰 풉니다. 마지막 주에는 새 교재를 늘리지 말고 이미 틀렸던 문제를 다시 풀어 점수가 회복됐는지 확인하세요. 하루 공부 시간이 90분이라면 50분은 약점 보완, 30분은 기출 풀이, 10분은 오답 이유 확인에 쓰는 식으로 시간을 고정하면 됩니다.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면 방향이 더 분명합니다. 전 범위 강의를 완주하려고 하지 말고 기출 한 회를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 풀어 현재 점수를 확인하세요. 목표 점수와 차이가 크다면 반복되는 기본 개념부터 메우고, 차이가 작다면 이미 아는 내용을 시험장에서 놓치지 않도록 사료 단서와 혼동 선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합니다. 77회 기출도 이때 유용하지만, 한 회 점수만으로 실력을 확정하지는 마세요.
77회 시험과 성적 발표는 이미 끝났습니다. 2026년 남은 일정 중 제81회는 11월 28일 심화 시험으로 예정돼 있고, 정기 원서 접수 예정 기간은 11월 3일부터 10일까지입니다. 기본 4~6급을 목표로 한다면 81회에는 기본 시험이 편성돼 있지 않다는 점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일정과 접수 지역별 세부 사항은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공지를 기준으로 확인하세요.
77회 수치에서 제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전체 60.72%가 아니라 목표 급수에 해당하는 비율입니다. 필요한 등급을 정하고, 기출 점수에서 반복해서 잃는 점수를 찾으면 볼 내용도 줄어듭니다. 남은 시간을 모든 시대에 똑같이 나누는 것보다 그 편이 훨씬 현실적인 공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