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모 난이도 보고 남은 공부를 줄이는 방법

시험이 끝난 뒤 학생들이 가장 먼저 묻는 건 늘 비슷하다. “이번 10모 어려웠어요?” 그런데 그 답만 듣고 공부 계획을 바꾸면 시간을 버리기 쉽다. 같은 시험에서도 국어는 시간이 부족했던 학생이 있고, 수학은 쉬운 문항을 틀려 점수가 내려간 학생이 있다. 난이도는 내 오답과 함께 봐야 쓸모가 있다.
여기서 10모는 2026년 10월 20일 치른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뜻한다. 고1·고2·고3이 응시했지만 학년마다 시험지와 출제 범위가 다르다. 아래 등급 경계 수치는 고3 기준이다. 고1·고2라면 숫자를 그대로 적용하지 말고, 자기 학년의 성적 자료로 같은 방법을 따라가면 된다.
2026년 고3 10모 난이도는 등급 경계부터 보자
EBSi가 공개한 고3 실시간 예상 등급 경계를 보면 국어 1등급 원점수는 화법과 작문 93점, 언어와 매체 89점이다. 수학은 확률과 통계 89점, 미적분 84점, 기하 85점이다. 2등급 경계도 국어 화법과 작문 85점·언어와 매체 82점, 수학 확률과 통계 84점·미적분 79점·기하 80점으로 제시됐다. 10월 26일 기준으로 확인한 예상치이므로 성적표의 확정 등급과 다를 수 있다.
이 숫자만 놓고 “미적분이 확률과 통계보다 5점 어려웠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 국어·수학은 공통과목 성적과 선택과목 집단의 성적을 반영해 표준점수를 산출한다. 선택과목별 예상 원점수 경계는 가채점 때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는 참고값이다. 선택과목끼리 원점수 차이만 비교해 시험의 어려움을 판정하는 도구는 아니다.
영어는 방식이 다르다. 90점 이상이면 1등급인 절대평가라서 국어·수학처럼 1등급 원점수 경계가 움직이지 않는다. 영어 난이도를 보려면 내 점수가 90점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 틀린 문항이 듣기인지 독해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탐구도 두 과목을 한데 묶어 “어려웠다”고 말하기보다 과목별 오답과 시간 부족을 따로 봐야 한다.
9월 모평보다 점수가 올라도 안심하기 이르다
고3 10모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주관한 학력평가다. 9월 모의평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며 졸업생도 응시할 수 있다. 응시 집단이 다른 만큼 10모에서 등급이 올랐다고 수능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계산하면 곤란하다. 특히 정시 지원선을 판단할 때는 10모 한 번의 등급보다 6월·9월 모의평가 성적과 함께 보는 편이 낫다.
대신 10모는 수능 전 실전 점검에는 쓸 만하다. 아는 개념인데 제한 시간 안에 못 풀었는지, 답을 바꾸다 틀렸는지, 한 단원이 반복해서 무너지는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 4점짜리 한 문항을 못 푼 학생과 3점짜리 두 문항을 계산 실수로 틀린 학생은 같은 6점 손실이라도 공부 순서가 다르다. 앞 학생은 풀이 진입 조건을 연습하고, 뒤 학생은 계산 과정과 검산 습관을 먼저 고쳐야 한다.
과목별로 버릴 문제와 되찾을 점수를 가르자
국어는 틀린 문항 번호보다 지문에서 시간을 잃은 지점을 표시하자. 독서 한 지문에 오래 머물러 뒤 문학 문항을 찍었다면 독서 고난도 한 문제를 끝까지 붙잡는 습관부터 줄여야 한다. 반대로 시간은 남았는데 선지의 근거를 놓쳤다면 지문을 더 빨리 읽는 훈련보다 오답 선지가 왜 틀렸는지 확인하는 연습이 급하다.
수학은 오답을 세 칸으로 나누면 된다.
- 조건을 읽고도 풀이가 시작되지 않은 문제: 개념이나 대표 유형을 다시 확인한다.
- 풀이 방향은 맞았지만 계산에서 틀린 문제: 같은 유형 두세 문항을 시간 제한을 두고 다시 푼다.
- 시간이 없어 손도 못 댄 문제: 앞쪽 문항에서 쓴 시간을 기록하고 풀이 순서를 조정한다.
세 번째 칸을 첫 번째 칸처럼 취급해 새 강의를 길게 듣는 학생이 많다. 사실 그 점수는 어려운 문제를 하나 더 배우는 것보다 앞쪽에서 5분을 아끼는 편이 빠르게 돌아올 수 있다. 남은 기간에는 처음 보는 최고난도 문제를 무작정 늘리기보다, 이미 풀 수 있는 문항의 정답률을 높이는 쪽에 시간을 주겠다.
영어가 80점대 후반이라면 90점 선을 넘기는 데 필요한 문항 수부터 계산하자. 빈칸 한 문제에 매달려 듣기나 기본 독해의 실수를 방치하면 손해가 크다. 탐구는 20문항을 다시 풀며 개념을 몰라 틀린 문제와 선지를 급하게 읽어 틀린 문제를 분리한다. 개념 오답이 특정 단원에 몰려 있을 때만 그 단원을 좁혀 복습하면 된다.
수능 전까지는 오답의 원인을 줄이는 데 시간을 쓰자
2027학년도 수능은 2026년 11월 19일이다. 지금 새 문제집을 끝내겠다는 계획보다 10모 오답에서 반복되는 원인 두세 개를 고르는 계획이 현실적이다. 첫 2~3일은 틀린 문제와 찍어서 맞힌 문제를 다시 풀고, 다음 주에는 6월·9월 모의평가에서 같은 유형을 찾아 확인하자. 이후에는 수능 시간표에 맞춰 실전 연습을 하되 채점 뒤 원인을 기록할 시간을 남겨야 한다.
고1·고2라면 수능 직전의 고3 계획을 따라 할 필요가 없다. 자기 학년 10모에서 아직 배우지 않은 범위와 이미 배운 범위를 먼저 구분하고, 배운 범위의 반복 오답을 겨울 학습 계획에 반영하면 된다. 저는 시험이 어려웠다는 말보다 “어느 문제에 시간을 쓰지 않을지 정했다”는 말을 더 믿는다. 점수를 올리는 공부는 대개 거기서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