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 1급 난이도에 맞춰 공부 범위 줄이는 방법

11년째 자격증을 가르치면서 FAT 1급 수험생에게 가장 자주 듣는 말은 “이론은 알겠는데 시간이 모자랐어요”다. 문제를 풀 줄 아는 것과 60분 안에 점수로 바꾸는 것은 다르다. fat 1급 난이도를 판단할 때도 교재 두께보다 시험 시간과 실무 비중을 먼저 봐야 한다.
합격률이 높아도 쉬운 시험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공개한 FAT 1급 합격률은 2026년 제91회 45.61%, 제92회 61.61%, 제93회 71.69%다. 가까운 회차끼리도 26%포인트 넘게 차이 난다. 어느 한 회차의 합격률만 보고 “한 달이면 누구나 붙는다”거나 “회계 전공자만 가능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합격률은 응시자 구성의 영향도 받는다. 다만 회차에 따라 체감 난도가 꽤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로는 충분하다.
시험은 실무이론 30%, 실무수행 70%를 60분 동안 함께 치른다. 총점 100점 중 70점 이상이면 합격이고, 응시자격 제한은 없다. FAT 2급을 먼저 따야 응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회계가 처음인 사람이라면 응시자격보다 분개와 프로그램 입력 경험이 있는지를 먼저 점검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시간을 써야 할 곳은 실무 70점이다
실무이론은 재무회계와 부가가치세의 기초를 묻는다. 실무수행에서는 기초정보관리, 증빙에 따른 거래 입력, 부가가치세 자료 처리와 신고서 조회, 결산, 회계정보 조회가 나온다. 이론 문제만 반복해 30점을 모두 맞아도 합격선까지 40점이 더 필요하다. 반대로 실무를 잘해도 이론을 통째로 비워 두면 실수 한두 개에 점수가 흔들린다.
내가 초보 수강생에게 제시하는 첫 목표는 이론 20점, 실무 55점으로 총 75점이다. 실제 문항별 배점이 매번 같다는 뜻은 아니다. 공부 시간을 어디에 둘지 정하기 위한 목표 점수다. 분개가 약한데 프로그램 버튼 위치만 외우거나, 입력이 느린데 어려운 회계 개념을 끝까지 붙드는 식의 공부를 막아 준다.
예를 들어 매입 거래 증빙을 보고 과세 매입인지, 면세 매입인지, 불공제 대상인지 판단하지 못하면 입력 화면을 빨리 열어도 점수를 잃는다. 반대로 판단은 맞는데 거래처나 금액을 잘못 넣으면 아는 문제를 틀린다. 분개와 부가가치세의 기본 판단을 익힌 뒤, 같은 거래를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결과를 조회하는 연습을 한 묶음으로 해야 한다.
범위는 이렇게 줄여야 점수가 남는다
공부 범위를 줄인다는 말은 출제 항목을 무작정 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자주 틀리는 기본 거래를 먼저 고정하고, 드물게 접한 복잡한 사례에 쓰는 시간을 제한하라는 뜻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출제범위에는 거래 입력뿐 아니라 기초정보 수정, 결산, 부가가치세 신고서와 재무제표 조회도 포함된다. 한 영역만 반복해서는 실무 70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
- 분개가 흔들리면 현금·외상 거래, 매입과 매출, 비용 지급처럼 기본 거래의 차변·대변부터 다시 잡는다. 문제를 읽고 계정과목을 고르는 데 오래 걸린다면 입력 속도 훈련은 그다음이다.
- 부가가치세가 약하면 과세·면세·영세율의 구분과 매입세액 공제 여부를 먼저 맞힌다. 모든 예외를 외우기보다 기출에서 틀린 거래를 증빙과 함께 다시 입력한다.
- 결산에서 점수를 잃으면 매출원가, 감가상각비, 대손상각비처럼 공식 출제범위에 있는 처리와 조회 결과를 연결한다. 입력만 하고 재무제표를 확인하지 않는 습관을 고친다.
기출문제는 많이 모으는 것보다 오답의 원인을 구분하는 데 쓸모가 있다. 틀린 문제 옆에 ‘개념 판단’, ‘분개’, ‘메뉴 탐색’, ‘입력 실수’, ‘시간 부족’ 중 하나만 적어도 다음 공부가 달라진다. 같은 개념을 몰라서 두 번 틀렸다면 이론으로 돌아가고, 정답을 알면서 입력이 늦었다면 새 강의를 듣는 대신 시간을 재며 반복한다.
60분 연습과 시험 전 확인할 것
처음부터 매번 시간을 재면 기본 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오히려 실수를 반복한다. 거래 입력과 조회가 한 번씩 가능해진 뒤에는 실제 시험처럼 60분을 재야 한다. 연습용으로 이론 10분, 실무 45분, 검토 5분을 배분해 보고, 최근 기출을 풀며 자신의 속도에 맞게 조정한다. 실무 한 문제에서 메뉴를 못 찾겠다면 오래 붙들지 말고 표시한 뒤 넘어가는 편이 낫다.
채점할 때는 총점만 보지 말자. 75점을 받았어도 한 영역에서 우연히 많이 맞았다면 다음 회차에 흔들릴 수 있다. 최소 두세 회분에서 같은 유형의 입력 실수가 반복되지 않는지 확인하고, 70점에 간신히 걸치는 연습 결과라면 접수 전에 실무 시간을 더 확보하는 게 안전하다. 특히 증빙을 읽고 거래를 입력한 뒤 신고서나 재무제표에서 결과를 확인하는 순서를 손에 익혀야 한다.
2026년 현재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실무 프로그램으로 더존 SmartA와 Pharos를 안내한다. 연습할 때 쓴 프로그램과 응시 회차의 운영 안내를 맞춰 확인해야 한다. 제94회는 11월 21일 시험 예정이며 원서접수 기간은 11월 5일부터 12일까지다. 비대면 시험의 사전테스트 일정도 함께 확인하는 게 좋다. 응시자격 제한이 없는 시험일수록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날짜부터 잡기 쉽다. 내 기준에는 교재를 끝냈다는 느낌보다, 60분 기출에서 어디서 점수를 잃는지 설명할 수 있는 상태가 접수할 준비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