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시험 난이도에 맞춰 공부 범위 줄이는 방법

강의실에서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을 보면, 진도를 가장 많이 나간 사람이 꼭 붙지는 않습니다. 1차 문제집을 여러 권 끝내고도 회계학 과락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무사 시험 난이도를 판단할 때는 전체 공부량보다 어느 과목에서 탈락하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합격률은 1차와 2차를 나눠서 봐야 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2026년 제63회 시험 통계를 보면 1차는 1만 6,856명이 응시해 3,050명이 합격했습니다. 합격률은 약 18.1%입니다. 2차는 6,606명 중 722명이 합격해 약 10.9%였습니다. 2025년에는 1차 합격률이 약 22.6%, 2차가 약 10.5%였습니다. 1차 합격률은 한 해 사이에 꽤 달라졌지만, 2차는 두 해 모두 응시자 열 명 중 한 명 정도가 붙었습니다.
그런데 1차 18.1%와 2차 10.9%를 곱해 개인의 최종 합격 확률이라고 말하면 틀립니다. 2차 응시자에는 전년도 1차 합격자와 일부 과목 면제자 등이 섞여 있어 같은 집단을 연속해서 센 수치가 아닙니다. 합격률은 내 확률을 계산하는 숫자보다, 각 단계에 필요한 준비 수준을 가늠하는 자료로 쓰는 편이 정확합니다.
1차는 평균 60점보다 과목별 40점을 먼저 지킨다
1차는 재정학, 세법학개론, 회계학개론, 선택법 과목을 치르고 영어는 공인어학성적으로 대체합니다. 영어를 제외한 각 과목이 100점 만점이며, 모든 과목에서 40점 이상을 받고 평균 60점 이상이어야 합격합니다. 예를 들어 세 과목이 70점이어도 나머지 한 과목이 39점이면 떨어집니다. 평균을 올리기 전에 과락 위험을 없애야 하는 이유입니다.
처음부터 세법 조문이나 회계 이론의 예외까지 전부 외우려 들면 기출에서 반복되는 기본 문제를 놓칩니다. 제 수업에서는 최근 기출을 시간 맞춰 풀게 한 뒤 과목별 점수를 적습니다. 40점 아래인 과목은 새 교재를 펼치기보다 틀린 문제를 개념 부족, 계산 실수, 시간 부족으로 나눕니다. 계산 과정에서 반복해서 틀린다면 같은 유형을 다시 푸는 시간이 우선입니다. 이미 안정적으로 70점이 나오는 과목의 드문 쟁점을 더 파는 일은 뒤로 미뤄도 됩니다.
공부 시간도 점수에 따라 달라야 합니다. 주 20시간을 쓸 수 있고 회계학개론이 35점, 다른 과목이 55~70점이라면 회계에 8시간 안팎을 먼저 배정하는 식입니다. 단, 한 과목만 붙잡아 평균 60점 조건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매주 전 과목을 한 번씩 실전 시간으로 풀어 과락과 평균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2차는 회계학 2부의 과락 위험부터 계산한다
2차는 서술형으로 회계학 1부·2부, 세법학 1부·2부를 치릅니다. 각 과목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 기본 기준입니다. 2026년 최소합격인원은 국세청 발표 기준 700명이었습니다. 기준을 충족한 일반 응시자가 700명에 못 미치면 과락을 넘긴 사람 중 평균점수 순으로 최소 인원까지 선발합니다. 그래서 그해 합격선이 60점보다 낮을 수는 있어도, 특정 과목 40점 미만을 다른 과목 고득점으로 메울 수는 없습니다.
2026년 2차 채점 결과에서 회계학 2부 과락률은 약 72.0%로 알려졌습니다. 응시자 중 열 명 가운데 일곱 명가량이 이 과목에서 40점을 넘기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이 숫자를 보면 어려운 세법학 논점을 끝없이 추가하기 전에 세무회계 계산을 제한 시간 안에 끝내는 훈련이 먼저입니다. 다만 과락률은 회차마다 바뀌므로 한 해의 수치를 영구적인 과목 서열로 받아들이지는 마세요.
답안 연습에서는 아는 문제를 길게 쓰는 습관부터 줄입니다. 한 문제에서 막히면 확보할 수 있는 부분점수를 적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기준을 미리 정해 둡니다. 채점받은 답안에서 계산식 누락, 세법상 요건 누락, 시간 부족으로 빈칸이 된 부분을 따로 표시하면 다음 주에 고칠 범위가 보입니다. 서술형은 읽을 때 이해했다는 느낌보다 제한 시간에 실제로 써낸 점수가 중요합니다.
시작 전에 응시 조건과 공부 범위를 확정한다
세무사 시험은 관련 학위나 경력을 일반 응시자의 필수 조건으로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만 세무사법상 결격사유나 응시자격 정지 사유에 해당하면 응시 또는 최종 합격에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영어 성적의 인정 기준도 접수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국세 경력에 따른 면제 여부는 일반 응시자와 기준이 다르므로 본인 경력을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해당 회차 한국산업인력공단 공고로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2026년 시험은 1차가 4월 25일, 2차가 7월 18일에 시행됐습니다. 두 시험의 원서접수 기간도 달랐습니다. 다음 회차를 준비한다면 이전 일정에 맞춰 계획을 확정하기보다 새 시행계획이 나온 뒤 역산해야 합니다. 남은 기간이 짧을수록 공부 범위를 늘리는 결정은 비용이 큽니다. 제 경험상 합격에 가까워지는 수험생은 더 많은 책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점수표를 보고 이번 주에 버릴 범위까지 정하는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