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합격률 보고 공부 시간을 나누는 방법

수강생 상담을 하다 보면 1차 합격률이 18%라니 전 과목을 더 촘촘히 봐야겠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11년간 강의하며 본 합격자는 대개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과락 위험이 큰 과목에 시간을 먼저 쓰고, 점수가 안정된 과목에서는 공부 범위를 줄였습니다.
세무사 합격률은 1차와 2차를 따로 읽어야 합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2026년 제63회 발표에서 1차는 1만 6,856명이 응시해 3,050명이 합격했습니다. 합격률은 18.09%입니다. 2025년 22.55%보다 4.46%포인트 낮아졌습니다. 2차는 2026년 6,606명이 응시해 722명이 합격했고, 합격률은 10.92%였습니다. 2025년 10.48%, 2024년 13.15%와 비교하면 2차도 해마다 숫자가 움직입니다.
여기서 18.09%와 10.92%를 곱해 처음 도전한 사람의 최종 합격 확률이라고 말하면 틀립니다. 2차 응시자에는 그해 1차 합격자뿐 아니라 전년도 1차 합격자와 면제 대상자도 들어갑니다. 두 비율의 분모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합격률은 내 운명을 예측하는 숫자보다 어느 단계에서 어떤 과목이 발목을 잡는지 확인하는 자료로 쓰는 편이 낫습니다.
1차는 평균보다 과락부터 막아야 합니다
1차는 영어를 공인어학성적으로 대체하고, 재정학·세법학개론·회계학개론과 선택과목 한 과목을 봅니다. 선택과목은 상법, 민법, 행정소송법 중 하나입니다. 영어를 제외한 각 과목에서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어야 합격합니다. 평균이 70점이어도 한 과목이 39점이면 떨어집니다.
2026년 1차 채점 통계가 시간을 어디에 써야 할지 보여 줍니다. 세법학개론 과락률은 74.21%, 회계학개론은 53.57%였습니다. 재정학은 21.75%였고 선택과목은 상법 19.90%, 민법 25.68%, 행정소송법 28.20%였습니다. 과목마다 응시자와 수험생의 배경이 다르므로 이 수치만으로 쉬운 선택과목을 고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세법학개론과 회계학개론을 뒤로 미루는 계획이 위험하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모의고사에서 재정학 72점, 선택과목 75점, 세법학개론 42점, 회계학개론 48점이 나온다면 재정학 고난도 문항을 더 푸는 데 하루를 쓰지 않겠습니다. 세법학개론의 반복 출제되는 기본 규정과 회계학개론의 자주 틀리는 계산 유형에 시간을 배분하겠습니다. 42점은 한두 문제 차이로 과락선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점수입니다. 먼저 두 취약 과목을 50점대까지 올린 뒤 평균 60점을 채울 과목을 조정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2차는 회계학 2부를 비워 두면 손해가 큽니다
2차는 회계학 1부·2부와 세법학 1부·2부, 네 과목의 주관식 시험입니다. 원칙적으로 과목별 40점 이상과 평균 60점 이상이 합격 기준입니다. 해당 연도의 최소 합격인원에 미달하면 과락하지 않은 응시자 가운데 점수가 높은 순서로 추가 합격자를 정하는 규정도 있습니다. 2026년 최소 합격인원은 700명이었고 실제 합격자는 722명이었습니다. 최소 인원이 있다고 해서 과락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2차에서 회계학 2부 과락률은 72.04%였습니다. 전년도에도 65.46%였습니다. 강의실에서는 세법학 답안 문구를 외우느라 세무회계 계산을 마지막 달까지 미루는 수험생을 봅니다. 그런데 계산 문제는 읽고 이해한 것과 제한 시간 안에 답안으로 완성하는 것 사이의 거리가 큽니다. 회계학 2부는 매주 손으로 풀고, 틀린 문제는 개념 부족인지 계산 실수인지 시간 부족인지 나눠 기록해야 합니다.
세법학도 전 범위 문장을 똑같은 무게로 암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출에서 반복된 쟁점은 요건과 예외, 판단 순서를 짧은 답안으로 써 보고, 출제 빈도가 낮은 세부 사항은 기본 논점을 놓치지 않는 선에서 깊이를 조절합니다. 다만 과목 자체를 버리는 전략은 네 과목 모두 과락선이 있는 시험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다음 시험 계획은 점수표 한 장에서 시작합니다
처음 준비한다면 공부 계획보다 응시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세무사 시험은 전공이나 학력 제한으로 응시자를 가르지 않지만, 세무사법상 응시 제한 사유에 해당하거나 부정행위에 따른 응시자격 정지 기간에 있다면 응시할 수 없습니다. 영어 대체 성적의 인정 여부와 면제 대상 여부도 해당 회차 공고로 확인해야 합니다.
2026년 시험은 1차가 4월 25일, 2차가 7월 18일에 치러졌고 원서접수도 각각 따로 진행됐습니다. 전년도 1차 합격자라도 2차 접수 기간을 놓치면 그해 2차에 응시할 수 없습니다. 다음 회차 날짜는 새 시행계획이 공고된 뒤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수험생에게는 최근 기출이나 모의고사 세 회분의 과목별 점수와 오답 원인을 한 장에 적게 합니다. 그다음 40점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있는 과목부터 시간을 배정합니다. 이미 안정적으로 점수가 나오는 부분의 심화 문제를 덜 보는 결정도 필요합니다. 세무사 합격률이 낮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건, 내 점수에서 가장 먼저 막아야 할 구멍이 어디인지 아는 일입니다.
